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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과를 고르다 보면 유난히 표면이 반짝이는 제품이 있다. 집에 가져와 손으로 문질렀을 때 약간 미끈거리거나 끈적하게 느껴지면 인위적으로 왁스를 바른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과 껍질을 두껍게 벗기거나 베이킹소다, 식초, 주방세제까지 사용해야 깨끗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과에는 원래 과실 표면을 보호하는 천연 왁스층이 존재하며, 반짝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위험한 물질이 묻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소비자에게 더 실용적인 질문은 ‘사과가 왜 반짝일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껍질째 먹거나 잘라 먹기 전에 어떻게 세척해야 하는가다. 미국 FDA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거나 조리하기 전에 흐르는 물에서 충분히 씻고, 비누나 세제·상업용 농산물 세척제는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사과 왁스는 표면의 천연 보호층일 수 있다
사과를 휴지나 손으로 문지르면 표면이 더 반들반들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보관하던 사과가 미끈거리면 인위적으로 바른 왁스가 녹아 나온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사과에는 원래 표면을 덮고 있는 큐티클과 천연 왁스층이 존재한다. 사과의 표면 왁스를 다룬 식품·식물과학 연구에서도 이러한 큐티클 왁스가 과실의 수분 손실을 줄이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즉 ‘사과 표면에 왁스가 있다’는 말 자체가 곧 사람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을 발랐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과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표면 보호층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 Frontiers in Plant Science·PMC - Advances in Biosynthesis, Regulation, and Function of Apple Cuticular Wax
따라서 사과가 유난히 반짝인다는 이유만으로 먹어서는 안 되는 과일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구입할 때는 표면에 심한 상처나 멍, 물러진 부분 또는 썩은 부위가 없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FDA도 신선 농산물을 고를 때 심하게 멍들거나 손상된 제품을 피하고, 먹기 전에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며 썩어 보이는 농산물은 버리도록 안내한다.
결국 사과 표면의 반짝임 자체는 안전성의 판정 기준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반짝인다는 이유로 무조건 껍질을 버릴 필요도 없지만 깨끗해 보인다고 씻지 않고 바로 먹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사과 껍질은 벗겨도 자르기 전에 씻는다
사과 껍질을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벗겨낼 건데 굳이 씻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껍질을 먹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칼을 대기 전에 사과 표면을 씻었는지다.
씻지 않은 사과를 칼로 자르면 칼날이 껍질 표면과 먼저 접촉한 뒤 과육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표면에 있던 흙이나 미생물 등이 칼이나 손을 통해 안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FDA는 이런 이유로 껍질을 먹지 않을 과일과 채소도 껍질을 벗기거나 자르기 전에 먼저 세척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겉껍질에 있던 오염물이 칼을 통해 내부로 옮겨지는 것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사과를 먹을 때는 세척 → 물기 제거 → 자르기 또는 껍질 벗기기 순서로 준비하면 된다. 껍질을 벗길 예정이라고 해서 씻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반으로 자르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껍질째 먹는 경우에는 표면을 흐르는 물에서 손으로 충분히 문질러 씻는다. 세척한 뒤 깨끗한 천이나 종이타월로 물기를 제거하면 표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세균을 추가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 7 Tips for Cleaning Fruits, Vegetables
집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사과를 먼저 여러 조각으로 자른 뒤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다. 이보다는 통째로 세척해 표면의 오염 가능성을 줄인 다음 깨끗한 칼과 도마를 이용해 자르는 순서가 더 단순하다.
따라서 껍질을 먹을 것인지 벗길 것인지와 관계없이 사과는 자르기 전에 먼저 세척한다고 기억하면 된다.
사과 세척은 흐르는 물로 하고 세제는 쓰지 않는다
사과 표면이 미끈거리면 물만으로는 부족해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방세제를 사용하거나 베이킹소다, 식초, 과일 전용 세척제를 반드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FDA의 기본적인 신선 농산물 세척 지침은 비교적 단순하다. 깨끗한 흐르는 물에서 충분히 씻는 것이다. 비누, 세제 또는 상업용 농산물 세척제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FDA는 과일과 채소가 다공성 식품이어서 비누나 가정용 세제가 흡수될 가능성이 있고, 충분히 헹구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업용 농산물 세척제 역시 기본적인 가정 세척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출처: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 Selecting and Serving Produce Safely
집에서 사과 한 개를 먹는다면 먼저 손을 씻고, 사과를 흐르는 물에 놓은 상태에서 손으로 표면을 골고루 문질러 씻는다. 이후 깨끗한 천이나 종이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자르면 된다.
세척한다고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미생물이 100%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FDA 역시 세척은 농산물 표면에 있을 수 있는 세균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특별한 세척제를 사용하면 완벽하게 안전해진다고 생각하기보다 깨끗한 손 → 흐르는 물 세척 → 깨끗한 도마와 칼 사용 → 손상되거나 썩은 부분 확인이라는 기본적인 위생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에 심하게 무르거나 썩은 부분이 있다면 세척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표면이 반짝인다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인 사과 껍질을 두껍게 잘라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사과를 먹을 때 기억할 기준은 간단하다. 반짝임만으로 위험성을 판단하지 않고, 껍질을 벗기더라도 먼저 씻고, 비누나 주방세제 대신 흐르는 물에서 충분히 세척한다.